2004도486
판시사항
[1] 의료과오사건에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과실 유무의 판단 기준 [2] 30대 중반의 산모가 제왕절개 수술 후 폐색전증으로 사망한 사안에서, 담당 산부인과 의사에게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 과실이 없다고 본 사례
판결요지
[1]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, 위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, 이때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,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. [2] 30대 중반의 산모가 제왕절개 수술 후 폐색전증으로 사망한 사안에서, 담당 산부인과 의사에게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 과실이 없다고 본 사례.
참조조문
참조판례
판례내용
【피 고 인】 피고인
【상 고 인】 피고인
【변 호 인】 변호사 정구훈
【원심판결】 대전지법 2004. 1. 8. 선고 2002노2035 판결
【주 문】 원심판결을 파기하고,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.
【이 유】상고이유를 판단한다. 1.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,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, ○○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인 피고인이 위 병원에서 제왕절개술을 받은 피해자에게 폐색전증의 위험이 예견되었음에도 필요한 치료를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. 2.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.
가.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,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(대법원 1984. 6. 12. 선고 82도3199 판결 등 참조), 위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, 이에는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,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(대법원 1996. 11. 8. 선고 95도2710 판결 등 참조).
나.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해자가 고령의 초산모로서 수술 5년 전 혈전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고 수술 후 수시로 호흡곤란을 호소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폐색전증의 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,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이에 더하여 혈전으로 인한 폐색전증은 분만 전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서 피고인이 이러한 의학적 지식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과 수술 후 실시한 동맥혈가스분석 및 흉부 방사선 촬영검사 결과와 피해자에게 나타난 저혈압, 빈맥, 발열 등의 증세가 모두 폐색전증을 의심할 정도였고 나아가 위 병원에 폐색전증 확진에 필요한 폐혈관조영술을 실시할 장비가 갖추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폐색전증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았다. 그런데 기록에 첨부된 국내의 일반적인 내과학·산과학 교과서 등에 의하면, 폐색전증은 정맥계, 특히 하지의 심부정맥에서 발생한 혈전이나 이물질에 의하여 폐동맥이 막히는 증상으로서 비특이적인 증상 및 징후, 다양한 임상상을 보일 수 있고 폐색전증과 유사한 증상과 징후를 보이는 질환이 흔하며 임신·출산이 폐색전증 발병의 위험인자 중의 하나이고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등은 폐색전증의 증상과 징후의 하나인 것도 사실이나 이러한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등은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증상 중의 하나이기도 하여 제왕절개술로 분만한 산모에게서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등만으로 폐색전증을 예상하여 이를 진단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, 심전도·흉부방사선사진·동맥혈가스분석검사 등으로는 폐색전증을 확진하기 어렵고 폐혈관조영술을 실시하면 폐색전증을 확진할 수 있지만 이는 침습적인 검사이고 그 자체로 색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, 한편 폐색전증의 가능성은 고령·제왕절개술의 출산 후 증가하지만 전체 임산부 중 폐색전증의 발생 가능성 자체는 극히 낮다는 것이다. 이러한 점과 아울러 고령자의 출산과 제왕절개술이 보편화된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제왕절개술로 출산한 30대 중반의 산모에게 발열·호흡곤란과 같이 비특이적인 증상·징후가 나타났다는 사정만을 가지고 담당의사가 폐색전증을 예견하지 못한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, 따라서 이와 같이 폐색전증을 의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폐색전증을 확진하기 위하여 폐혈관조영술을 일반적으로 실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. 한편,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, 피해자는 수술 다음날 호흡곤란, 복부팽만, 오심 등을 호소한 것 외에도 빈호흡, 간헐적인 저혈압, 빈맥 증세를 보이고 동맥혈가스분석검사 결과 혈액의 알칼리화, 혈중 이산화탄소의 감소가 나타났지만 이들은 폐색전증에 특이적인 소견이라고 할 수 없고 피해자에게 이미 발생하여 있던 빈혈, 폐부종, 장폐색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일뿐더러,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를 장폐색으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결과 피해자의 상태가 호전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고, 피고인이 피해자 등으로부터 수술 이전에 혈전증의 병력을 고지받았다거나, 흉부 방사선 촬영검사에서 폐색전증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판독 결과가 피해자의 사망 이전에 진단방사선과로부터 피고인에게 도착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는 보이지 아니한다.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폐색전증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근거로서 들고 있는 사정들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지 않거나, 그 밖에 인정되는 사정들을 합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폐색전증에 관한 예견가능성을 긍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인바,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는 이상 이 사건에서 검사가 피고인의 예견가능성에 관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.
다. 원심은 폐색전증의 회피가능성에 관하여, 피고인이 피해자의 걷기운동을 지시하고 철저히 감독하며 예방적으로 항응고제인 헤파린을 투여함으로써 폐색전증의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단순히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걷기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말하기만 하였고, 한편 헤파린은 폐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투여하는 항응고제로서 출혈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수술 후 24시간이 지나면 사용할 수 있고 피해자는 수술 3일 후에는 출혈이 진정되어 가고 있어 헤파린을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인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이를 인정하였다. 그러나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들인 제1심법원 및 원심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등에 의하면 폐색전증이 발병하면 미처 진단과 치료를 하기 이전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폐색전증이 강하게 의심되는 환자라면 곧바로 항응고제인 헤파린을 투여하는 등 치료를 시작하여야 하지만, 출혈이 있는 환자에게 헤파린을 주사할 경우 출혈이 증가할 위험성이 있고 따라서 제왕절개수술 후 2∼3일 동안 출혈이 계속되는 상태라면 헤파린의 투여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나아가 일반적으로 헤파린을 예방적으로 투여하지는 아니한다는 것이다. 이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폐색전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통상적인 예방적 조치로서 헤파린을 투여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할 수 없을뿐더러, 기록에 의하면, 피해자는 수술 당일 350㎖의 출혈을 보이고 다음날부터 4일 동안 하루에 600㎖, 225㎖, 225㎖, 90㎖의 출혈을 보였으므로(원심은 "피해자는 수술 당일 600㎖의 출혈을 보였으나 그 다음날부터 3일 동안 225㎖, 225㎖, 90㎖의 출혈을 보였다."고 인정하였으나, 이는 수술 당일의 출혈량을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), 수술 후 3일 동안은 헤파린 투여시 출혈이 증가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었고 그 이후에는 헤파린 투여로 폐색전증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사실, 걷기 운동은 혈전예방을 위한 보조적인 방법으로서 피고인은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걷기 운동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운동을 지시하였으나 피해자측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등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어서,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지 않거나, 또는 인정되는 사정들을 합하더라도 회피가능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.
라. 따라서 피고인이 수술 후 피해자에게 헤파린을 투여하지 않았다거나 걷기운동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이 폐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게을리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, 원심이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폐색전증의 예측가능성·회피가능성, 예방조치 등 의료과오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논리칙·경험칙 위배의 채증법칙 위반으로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.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. 3.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, 사건을 다시 심리·판단하게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,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. 대법관 고현철(재판장) 양승태 김지형(주심) 전수안
【상 고 인】 피고인
【변 호 인】 변호사 정구훈
【원심판결】 대전지법 2004. 1. 8. 선고 2002노2035 판결
【주 문】 원심판결을 파기하고,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.
【이 유】상고이유를 판단한다. 1.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,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, ○○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인 피고인이 위 병원에서 제왕절개술을 받은 피해자에게 폐색전증의 위험이 예견되었음에도 필요한 치료를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. 2.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.
가.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,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(대법원 1984. 6. 12. 선고 82도3199 판결 등 참조), 위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, 이에는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,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(대법원 1996. 11. 8. 선고 95도2710 판결 등 참조).
나.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해자가 고령의 초산모로서 수술 5년 전 혈전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고 수술 후 수시로 호흡곤란을 호소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폐색전증의 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,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이에 더하여 혈전으로 인한 폐색전증은 분만 전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서 피고인이 이러한 의학적 지식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과 수술 후 실시한 동맥혈가스분석 및 흉부 방사선 촬영검사 결과와 피해자에게 나타난 저혈압, 빈맥, 발열 등의 증세가 모두 폐색전증을 의심할 정도였고 나아가 위 병원에 폐색전증 확진에 필요한 폐혈관조영술을 실시할 장비가 갖추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폐색전증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았다. 그런데 기록에 첨부된 국내의 일반적인 내과학·산과학 교과서 등에 의하면, 폐색전증은 정맥계, 특히 하지의 심부정맥에서 발생한 혈전이나 이물질에 의하여 폐동맥이 막히는 증상으로서 비특이적인 증상 및 징후, 다양한 임상상을 보일 수 있고 폐색전증과 유사한 증상과 징후를 보이는 질환이 흔하며 임신·출산이 폐색전증 발병의 위험인자 중의 하나이고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등은 폐색전증의 증상과 징후의 하나인 것도 사실이나 이러한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등은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증상 중의 하나이기도 하여 제왕절개술로 분만한 산모에게서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등만으로 폐색전증을 예상하여 이를 진단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, 심전도·흉부방사선사진·동맥혈가스분석검사 등으로는 폐색전증을 확진하기 어렵고 폐혈관조영술을 실시하면 폐색전증을 확진할 수 있지만 이는 침습적인 검사이고 그 자체로 색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, 한편 폐색전증의 가능성은 고령·제왕절개술의 출산 후 증가하지만 전체 임산부 중 폐색전증의 발생 가능성 자체는 극히 낮다는 것이다. 이러한 점과 아울러 고령자의 출산과 제왕절개술이 보편화된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제왕절개술로 출산한 30대 중반의 산모에게 발열·호흡곤란과 같이 비특이적인 증상·징후가 나타났다는 사정만을 가지고 담당의사가 폐색전증을 예견하지 못한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, 따라서 이와 같이 폐색전증을 의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폐색전증을 확진하기 위하여 폐혈관조영술을 일반적으로 실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. 한편,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, 피해자는 수술 다음날 호흡곤란, 복부팽만, 오심 등을 호소한 것 외에도 빈호흡, 간헐적인 저혈압, 빈맥 증세를 보이고 동맥혈가스분석검사 결과 혈액의 알칼리화, 혈중 이산화탄소의 감소가 나타났지만 이들은 폐색전증에 특이적인 소견이라고 할 수 없고 피해자에게 이미 발생하여 있던 빈혈, 폐부종, 장폐색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일뿐더러,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를 장폐색으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결과 피해자의 상태가 호전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고, 피고인이 피해자 등으로부터 수술 이전에 혈전증의 병력을 고지받았다거나, 흉부 방사선 촬영검사에서 폐색전증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판독 결과가 피해자의 사망 이전에 진단방사선과로부터 피고인에게 도착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는 보이지 아니한다.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폐색전증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근거로서 들고 있는 사정들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지 않거나, 그 밖에 인정되는 사정들을 합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폐색전증에 관한 예견가능성을 긍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인바,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는 이상 이 사건에서 검사가 피고인의 예견가능성에 관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.
다. 원심은 폐색전증의 회피가능성에 관하여, 피고인이 피해자의 걷기운동을 지시하고 철저히 감독하며 예방적으로 항응고제인 헤파린을 투여함으로써 폐색전증의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단순히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걷기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말하기만 하였고, 한편 헤파린은 폐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투여하는 항응고제로서 출혈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수술 후 24시간이 지나면 사용할 수 있고 피해자는 수술 3일 후에는 출혈이 진정되어 가고 있어 헤파린을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인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이를 인정하였다. 그러나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들인 제1심법원 및 원심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등에 의하면 폐색전증이 발병하면 미처 진단과 치료를 하기 이전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폐색전증이 강하게 의심되는 환자라면 곧바로 항응고제인 헤파린을 투여하는 등 치료를 시작하여야 하지만, 출혈이 있는 환자에게 헤파린을 주사할 경우 출혈이 증가할 위험성이 있고 따라서 제왕절개수술 후 2∼3일 동안 출혈이 계속되는 상태라면 헤파린의 투여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나아가 일반적으로 헤파린을 예방적으로 투여하지는 아니한다는 것이다. 이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폐색전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통상적인 예방적 조치로서 헤파린을 투여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할 수 없을뿐더러, 기록에 의하면, 피해자는 수술 당일 350㎖의 출혈을 보이고 다음날부터 4일 동안 하루에 600㎖, 225㎖, 225㎖, 90㎖의 출혈을 보였으므로(원심은 "피해자는 수술 당일 600㎖의 출혈을 보였으나 그 다음날부터 3일 동안 225㎖, 225㎖, 90㎖의 출혈을 보였다."고 인정하였으나, 이는 수술 당일의 출혈량을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), 수술 후 3일 동안은 헤파린 투여시 출혈이 증가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었고 그 이후에는 헤파린 투여로 폐색전증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사실, 걷기 운동은 혈전예방을 위한 보조적인 방법으로서 피고인은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걷기 운동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운동을 지시하였으나 피해자측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등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어서,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지 않거나, 또는 인정되는 사정들을 합하더라도 회피가능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.
라. 따라서 피고인이 수술 후 피해자에게 헤파린을 투여하지 않았다거나 걷기운동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이 폐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게을리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, 원심이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폐색전증의 예측가능성·회피가능성, 예방조치 등 의료과오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논리칙·경험칙 위배의 채증법칙 위반으로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.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. 3.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, 사건을 다시 심리·판단하게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,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. 대법관 고현철(재판장) 양승태 김지형(주심) 전수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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